8인의 수상한 신사들 - 기타노 다케시 감독 일본영화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일본영화 8인의 수상한 신사들을 보았다.
'하나비'를 본 이후로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작품이라면 재미가 있든 없든 보는 편이다.
8인의 수상한 신사들은 기타노 다케시의 7년 동안의 공백기를 지나고 나온 영화이다.
과거에 야쿠자 중간보스로 잘 나가는 시절을 간직한 류조(후지 다쓰야)는 은퇴하고 나서 아들 집에서 눈칫밥을 먹으며 지내고 있다. 류조의 야쿠자 시절을 겪은 가족들은 그가 사건사고를 일으키지 말고 조용하게 살기를 원한다.
그렇기에 류조는 예전에 자신이 데리고 있던 부하들을 만나 점심을 같이 먹는게 그의 유일한 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가 아들과 며느리가 처가에 간 사이 보이스 피싱에 속아넘어갈 뻔하고 폭력과 사기, 강매를 하며 주위 사람들을 괴롭히는 폭주족이었던 젊은 '케이힌 연합'을 알게 된다. 그들은 노인 같은 약자들만을 사기쳐서 돈을 빼았는 흡혈귀 같은 존재들이다.
이에 분노하고 맞서고자 류조는 새롭게 야쿠자 조직을 결성하기로 마음을 먹고 은퇴한 옛시절 동료들인 모키치(나카오 아키라), 마크(시나가와 토오루), 마사(콘도 마사오미) 등을 한자리에 불러 모은다.
그의 새로운 야쿠자 조직은 '이치류카이'라고 명명하고 새롭게 야쿠자 조직을 만든다.
새로운 류조의 야쿠자 조직은 나쁜 행실을 일삼는 사긴꾼 조직과 맞서기도 하고 동네 가게의 보호비를 걷으면서 세력을 키우려고 하지만 은퇴한 야쿠자들로서 힘들기만 할 뿐이다.
여기에 형사인 무라카미(기타노 다케시)마저 이들에게 와서 얌전히 지내가는 경고 메시지를 날리는 상황이다.
과거 방식대로 야쿠자 조직을 끌어나가지만 세상은 많이 변했다.
이런 변한 현실에 그들은 유치한 행동만 할 뿐이다.
식당에서 고객이 뭘 주문할지에 대해 돈내기를 하다가 기분이 언짢으면 칼을 휘두르기도 하고 총을 들고 허세를 부리면서 우스꽝스럽게 지낼 뿐이다.
마음만은 아직도 이팔청춘인데 몸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노인이지만 젊은 깡패 조직과의 대립을 통해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을 코믹하게 꾸미려고 노력한 영화가 바로 8인의 수상한 신사들이다.
노인들과 젊은이들의 대립과 갈등을 코믹하게 그려내려고 했지만 일본영화 특유의 유머가 잘 통하지 않은 것 같아 보면서 편하지는 않았지만 기타노 다케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
8인의 수상한 신사들의 원래 제목은 '류조와 7인의 꼬붕들'이다. 꼬붕은 부하라는 말로서 두목을 뜻하는 오야붕의 반대어이다. 이 제목만으로 기타노 다케시가 그리는 야쿠자 냄새가 물씬 풍긴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작품인 7인의 사무라이들이 백성을 괴롭히는 이들과 싸웠듯이 기타노 다케시 감독 작품인 8인의 수상한 신사들은 사기, 보이스피싱, 강매 등으로 사람들을 속여먹는 젊은 폭주족 출신의 야쿠자들과 대결을 벌이는 것에서 투박하지만 정의로운 류조와 그의 나이드신 야쿠자 조직원들의 모습이 짠하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은 1993년에 소나티네로 칸 영화제(제64회)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1997년 하나비 라는 작품으로 베니스 국제 영화제(제54회)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8인의 수상한 신사들은 그가 68세에 선보인 17번째의 영화로서 그만의 색깔이 묻어있다.
8인의 수상한 신사들의 유머코드가 우리에게 잘 맞지 않아 재미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앞서 기타노 다케시가 만들어낸 과거 영화들을 보면 관심을 더 갖게 될 것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시절에 야쿠자들의 무기력한 모습을 그려낸 '소나티네', '하나비' 같은 영화 속의 야쿠자들이 현재에 노인이 되어 어떻게 지내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보면 의외의 재미를 찾을 수가 있다.
과거에 총과 칼로 무장했던 그들이 이제는 사업가로 변신한 야쿠자 조직 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어지고 어떻게 지낼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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